민화(民畫)는 정통회화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잡화, 속화, 별화 등으로 불리우며 천시받았으나, 그 속에는 해학과 풍자가 넘쳐 흐른다. 특별한 기교를 부리거나 잔 재주를 표현하기 보다 순수하다 못해, 오히려 어수룩해 보이기 까지 한다. 이런 꾸밈없고 순수한 민화의 세계 속에는 어린이의 꿈과 같은 원색적인 아름다움이 있으며, 그 아름다움 속에는 장수(長壽), 기복(祈福), 벽사(辟邪), 부부화합(和合)과 같은 소박한 바람이 담겨있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.
나의 작품 '승(昇)'에서는 그 기원을 민화에 두고 있기에 기복과 벽사의 의미를 고스란히 작품 안에 담아두고 싶었다. 특히 '승(昇)'의 경우 민화의 여러 분류 중 어변성룡도(魚變成龍圖)를 옻칠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여 잉어가 용문을 힘차게 거슬러 오르며(登龍門), 하늘을 향해 용이 되어 승천하는 과정을 장엄하고 경건하게 표현하고 싶었다. 요즘 어디에 마음 둘 곳 없는 우리 민중의 슬프고도 스산한 마음을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빌어 해학과 풍자로 승화시켜보고자 한다.
임선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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